절망 속의 기도
절망 속의 기도
은총의 흐름 안에
지겨운 앙금들이 떠올라
스스로를 구겨 버리고 싶을 때
빛의 그물로 욕망의 찌꺼기를
꼼꼼히 걸러 내 주시고
여태까지 당신이 마련하신 길을
또다시 흘러가게 해 주십시오.
살아가면서
혼탁해졌음을 교묘히 숨기고
흐려진 웅덩이에 빠져 숨을 헐떡이면서
가슴을 치기엔 늦었다고 포기하고 싶을 때
이제껏 사랑으로 터놓은 길을 향해
다시금 발걸음을 옮기게 해주십시오.
가파른 낭떠러지
낙차가 너무 커 눈앞이 캄캄해져도
집채만한 바윗덩이
그 단단함에 나아길 길 찾지 못해도
밑바닥을 견디어 내며
그 흐름 속을 벗어나지 않고
하염없이 흘러가게 하십시오.
당신께서 미리 지나가셨던 그 길을 따라
목숨 다해 흘러가게 해주십시오.
생명 다해 나아가게 해주십시오.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워 병원으로 옮겨진 유민이 아빠 소식이 있고 아직도 가족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분들이 10명이나 있는데 세월호 참사를 잊어가고 있는 우리의 지금이 부끄럽습니다.
방한하신 우리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오늘날 신앙 증거는 애덕의 차원을 넘어 정의의 차원까지 확장되어야 한다고 분명하게 말씀 하셨습니다.
이 사간 깨어서 상처로 죽어가는 이들을 외면한 이 시대를 똑바로 보고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이 게시물을
댓글'1'
나를 드린다는 것은 당신께서 밝혀놓은 생명의 불씨 꺼트리지 않는다는 것. 당신이 지펴놓은 불꽃에 나를 녹여가며 온전히 사라질 때까지 타고 타오르는 것 어느 날, 문득 불어오는 유혹의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거려도 희망의 숨결 사그라져 깜박거릴 때도 머지않아 다가올 향기로운 입김 목매여 기다리면서 혼(魂)의 심지 부러뜨리지 않고 끝까지 곧추 세우는 것. 나를 드린다는 것은 당신 사랑의 불꽃 내 등잔에 담아 높이 등경위...
2014.11.29
조회 수: 1348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채 바다 위 참사로 가족을 잃어 입술이 트고 갈라지고 눈물마저 말라 울 수조차 없는 이들이 있는 한 송전탑 건설로 빼앗기게 된 터전 떠나지 않으려 쇠사슬로 묶고 떠메어가며 울부짖는 이들이 있는 한 강대국을 위한 기지 건설로 구럼비 바위가 파괴되고 평화로운 바다에 배를 띄우다 무참히 끌려가는 이웃들이 있는 한 당신을 사랑한다고 대답할 수 없습니다. 머리 빡빡 밀고 의무를...
2014.09.02
조회 수: 2156
부디 행복하길 어둠의 길 뒤로하고 빛의 길 걸어가길 슬픔의 눈물 닦고 해맑은 웃음 웃길 부디 기억하길 사랑했던 이들과 고운 추억들 햇살 뿌리며 살아왔던 순간들을 사랑으로 자라난 시간들과 순수함으로 꽃피던 날들을 부디 용서하길 차디찬 물속에서 간절히 뻗친 두 손을 잡지 않았던 어른들을 사랑한다고 고백한 애잔한 목소리에 아무런 응답도 해주지 못한 우리들을 시대의 어둠이 내 가슴에 더 깊은 어둠으로 쌓여가고 이웃...
2014.05.14
조회 수: 4045
네 심장 안에 내 생명을 놓았기에 어둠 속 십자가 위, 네가 숨을 거둘 때 내 심장도 멎었다. 하느님 말씀 안에 내 존재를 두었기에 빛이 차오르는 무덤 속 네가 숨을 내쉴 때 내 심장도 뛰기 시작했다. 쓰디쓴 좁은 길을 걸어 영원한 길이 된 내 아들아, 꽃으로 피어난 상처를 안고 하늘에 닿은 내 아들아.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이번 부활은 정말 부활 같지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겪고 있는 육체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그보다 더...
2014.04.21
조회 수: 5247
당신과 하나이고 싶다는 소망이 얼마나 무서운 고백인가요? 찢기고 부서진 채 밑바닥에 넘어져 오직 가슴에 머문 별 하나 기억하며 눈물 떨굴 때 반항하고 소리치며 도리질하는 목소리를 잠재우고 침묵 속에서 언어를 잊어야 할 때 삶의 십자가 길이 되지 않고 시간의 가시관에 꽃은 피지 않아 허름하고 낡은 영혼 만신창이가 될 때 당신과 하나가 되겠다는 결심이 얼마나 두려운 사랑인가요?
2014.04.05
조회 수: 5722
피안을 향한 당신을 위해 징검다리가 되고 싶었습니다. 허나 내 영혼 욕망의 이끼 덮혀 맑은 물살 가르지 못하고 당신 발이 넘어지게 했습니다. 하늘로 오르려는 당신을 위해 사다리가 되고 싶었습니다. 허나 내 마음 이기심의 녹이 끼어 빛나는 햇살 드러내지 못하고 당신 손이 미끄러지게 했습니다. 내 눈이 내 자신을 또렷이 응시하는 날 사랑을 담지 않았던 일들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아파오는 날 빈 ...
2014.03.05
조회 수: 5939
다른 샘에서 솟아났을지라도 서로에게 물살을 내어주지 않으면 더 큰 흐름을 이룰 수 없습니다. 각자의 흐름으로 달려왔을지라도 서로의 손길을 맞잡지 않으면 넘어서며 나아갈 수 없습니다. 서로에게 물꼬를 터주며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흘러가라는 간절한 부르심. 출렁이며 빛살로 퍼지는 바다에 닿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흘러가지 않으면 깊이도 넓이도 모를 그 끝에 이를 수는 없습니다.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얼마 전...
2013.11.25
조회 수: 4202
수녀님, 이제야 수녀님 글방 들어와 마음에 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6연 마지막 행에 오타가 보이네요.^^
이 댓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