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시, 당신께서 처음 부르셨던 그 바닷가에 섭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신을 따르라는 맣씀을 듣던.... 삶의 고비마다 당신의 사랑에 응답하기 위해 얼마나 자주 이 바닷가에 왔었는지, 내 손에 쥐어진 것이 허무의 바람임을 내 눈에 보이는 것이 한낱 신기루임을 뒤돌아보면 모든 것이 소금기둥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 얼마나 번번이 이 바닷가를 찾았는지 사랑의 주님, 당신은 아십니다. 모든 것이 쓰레기로 보일 만...
2019.04.25
조회 수: 1235
사순절에 너무나 익숙해져버린 일상에 대한 기억들. 결코 버릴 수 없는 몸이 습득해버린 사소한 동작들. 힘든 날. 한쪽 다리엔 두려움의 진흙덩이를 달고 다른 쪽엔 근심의 모래주머닐 매고 절뚝절뚝 걷고 있는 날들. 한 손으론 길을 가로막는 거미줄을 걷어내고 다른 손으론 얼굴을 때리는 잔가지를 헤쳐 내며 진땀을 줄줄 흘리며 빛을 향해 나아가는 하루 또 하루들. 무너지지 않고, 멈추지 않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아가는 것은 ...
2019.04.07
조회 수: 1016
별을 발견하고 그 별을 따라 걸어온 이 삶의 끝에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좁은 문으로 들어가 겨자씨 한 알 키워내며 거침없이 걷다가 때론 절름거리며 한동안은 잠에 빠지기도 한 일생. 별의 인도가 끝날 무렵 헤어진 옷이 부끄럽지 않고 앙상한 몸, 무릎으로 걷더라도 가슴 깊이 심어놓은 겨자씨 자라 하늘 한 조각 가리고 작은 새들 앉아 쉴 수 있기를. 나를 인도한 별 당신 나라에 닿아 시나브로 사라질 때면 당신 앞에서 내 ...
2019.01.05
조회 수: 692
갈라지고 부서진 틈새를 찾아 뿌리를 내리는 작은 풀꽃처럼, 깨어지고 상처 난 구석을 찾아 깊이 스며드는 빗물처럼, 하느님! 당신은 그렇게 오셨습니다. 아픈 상처는 수치가 아니라 찬란한 별일 수 있음을, 쓰린 생채기는 부끄러움이 아니라 빛나는 햇살일 수 있음을, 이 땅의 슬프게 웅크린 영혼들에게 저 하늘의 꽃을 애써 건네주시려고 하느님, 당신은 낮고 낮은 이 우주의 한 모퉁이를 찾아 어린 순으로, 여린 물살로, 고요히 ...
2018.12.24
조회 수: 452
내가 하느님을 사랑한 만큼 내 사랑이 그대에게 닿을 것입니다 검푸른 산 뒤로 희미한 빛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아침 모처럼 긴 수면을 취하고 차가움을 막아준 커튼을 젖히며 잠 못 이뤄 늘 힘겨워 하는 그대를 떠올립니다. 어둠이 겹치고 겹쳐오는 그 아득한 시간동안 생각의 고리들은 더욱더 맑아지는데 지루하고 고단해진 육신을 내려다보며 그대가 맞이할 이 새벽. 먼 거리에 떨어져 있으면서 이 순간, 그대에게 할 수 있는 말...
2018.05.02
조회 수: 689
아무리 홀로 떨어져 있어도 나를 감싸는 당신이 있으니 생명을 키워낼 수 있어요. 가끔씩 날아와 잠시 머물고 떠나는 새들 늘 이별을 예견한다 해도 한동안은 아쉬움에 슬퍼하지요. 내 생애 어느 길목에 이르면 주어진 뜻을 따라 무심히 흘러갈 수 있을까요? 내 삶 어느 순간에 다다르면 당신 안에서 흔적 없이 온전히 사라질 수 있을까요? 외로이 먼 뭍에서 벗어나 있어도 출렁이는 당신이 곁에 계시니 애써 살아갈 수 있어요 이렇게.
2018.01.11
조회 수: 514
구름의 욕망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이처럼 굵고 세찬 짐 덩어리를 만들려 계속 모아 오고만 있었으니. 산 건너 물 건너며 애써 품고 또 품어왔지만 얼굴은 저리도 까매지고 몸뚱이 저토록 무거워지거늘 흐르는 바람에 밀려다니다 보면 언젠가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져 마침내 순식간에 땅으로 다 쏟아 버리고 흔적도 없이 흙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지독한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장마가 끝났다는데 ...
2017.08.10
조회 수: 488
막달레나의 노래 -2017년 성 금요일에- 이제 고통을 끝내고 고요히 쉬십시오.. 당신이 떠나버린 시간 동안 깨어 지키겠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 꺼지지 않을 황홀한 빛으로 당신이 오시어 이 세상을 밝힐 때까지 제 영혼에 켜놓아 주신 그리운 불꽃을 바라보며 뜬 눈으로 지새겠습니다. 이제 상처를 감싸고 편안히 쉬십시오. 당신이 사라진 시간 동안 찢긴 곳을 어루만지며 머무르겠습니다. 하늘을 향해 아버지를 부른 당신의 애절...
2017.04.18
조회 수: 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