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에3
당신과 하나이고 싶다는 소망이
얼마나 무서운 고백인가요?
찢기고 부서진 채
밑바닥에 넘어져
오직 가슴에 머문 별 하나 기억하며
눈물 떨굴 때
반항하고 소리치며 도리질하는
목소리를 잠재우고
침묵 속에서 언어를 잊어야 할 때
삶의 십자가
길이 되지 않고
시간의 가시관에
꽃은 피지 않아
허름하고 낡은 영혼 만신창이가 될 때
당신과 하나가 되겠다는 결심이
얼마나 두려운 사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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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드린다는 것은 당신께서 밝혀놓은 생명의 불씨 꺼트리지 않는다는 것. 당신이 지펴놓은 불꽃에 나를 녹여가며 온전히 사라질 때까지 타고 타오르는 것 어느 날, 문득 불어오는 유혹의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거려도 희망의 숨결 사그라져 깜박거릴 때도 머지않아 다가올 향기로운 입김 목매여 기다리면서 혼(魂)의 심지 부러뜨리지 않고 끝까지 곧추 세우는 것. 나를 드린다는 것은 당신 사랑의 불꽃 내 등잔에 담아 높이 등경위...
2014.11.29
조회 수: 1348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원인도 밝혀지지 않은 채 바다 위 참사로 가족을 잃어 입술이 트고 갈라지고 눈물마저 말라 울 수조차 없는 이들이 있는 한 송전탑 건설로 빼앗기게 된 터전 떠나지 않으려 쇠사슬로 묶고 떠메어가며 울부짖는 이들이 있는 한 강대국을 위한 기지 건설로 구럼비 바위가 파괴되고 평화로운 바다에 배를 띄우다 무참히 끌려가는 이웃들이 있는 한 당신을 사랑한다고 대답할 수 없습니다. 머리 빡빡 밀고 의무를...
2014.09.02
조회 수: 2156
부디 행복하길 어둠의 길 뒤로하고 빛의 길 걸어가길 슬픔의 눈물 닦고 해맑은 웃음 웃길 부디 기억하길 사랑했던 이들과 고운 추억들 햇살 뿌리며 살아왔던 순간들을 사랑으로 자라난 시간들과 순수함으로 꽃피던 날들을 부디 용서하길 차디찬 물속에서 간절히 뻗친 두 손을 잡지 않았던 어른들을 사랑한다고 고백한 애잔한 목소리에 아무런 응답도 해주지 못한 우리들을 시대의 어둠이 내 가슴에 더 깊은 어둠으로 쌓여가고 이웃...
2014.05.14
조회 수: 4045
네 심장 안에 내 생명을 놓았기에 어둠 속 십자가 위, 네가 숨을 거둘 때 내 심장도 멎었다. 하느님 말씀 안에 내 존재를 두었기에 빛이 차오르는 무덤 속 네가 숨을 내쉴 때 내 심장도 뛰기 시작했다. 쓰디쓴 좁은 길을 걸어 영원한 길이 된 내 아들아, 꽃으로 피어난 상처를 안고 하늘에 닿은 내 아들아.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이번 부활은 정말 부활 같지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겪고 있는 육체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그보다 더...
2014.04.21
조회 수: 5247
당신과 하나이고 싶다는 소망이 얼마나 무서운 고백인가요? 찢기고 부서진 채 밑바닥에 넘어져 오직 가슴에 머문 별 하나 기억하며 눈물 떨굴 때 반항하고 소리치며 도리질하는 목소리를 잠재우고 침묵 속에서 언어를 잊어야 할 때 삶의 십자가 길이 되지 않고 시간의 가시관에 꽃은 피지 않아 허름하고 낡은 영혼 만신창이가 될 때 당신과 하나가 되겠다는 결심이 얼마나 두려운 사랑인가요?
2014.04.05
조회 수: 5722
피안을 향한 당신을 위해 징검다리가 되고 싶었습니다. 허나 내 영혼 욕망의 이끼 덮혀 맑은 물살 가르지 못하고 당신 발이 넘어지게 했습니다. 하늘로 오르려는 당신을 위해 사다리가 되고 싶었습니다. 허나 내 마음 이기심의 녹이 끼어 빛나는 햇살 드러내지 못하고 당신 손이 미끄러지게 했습니다. 내 눈이 내 자신을 또렷이 응시하는 날 사랑을 담지 않았던 일들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이 아파오는 날 빈 ...
2014.03.05
조회 수: 5939
다른 샘에서 솟아났을지라도 서로에게 물살을 내어주지 않으면 더 큰 흐름을 이룰 수 없습니다. 각자의 흐름으로 달려왔을지라도 서로의 손길을 맞잡지 않으면 넘어서며 나아갈 수 없습니다. 서로에게 물꼬를 터주며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흘러가라는 간절한 부르심. 출렁이며 빛살로 퍼지는 바다에 닿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흘러가지 않으면 깊이도 넓이도 모를 그 끝에 이를 수는 없습니다.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얼마 전...
2013.11.25
조회 수: 4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