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7일(연중5주일)-이영수 신부님

홈지기2021.02.07 19:07조회 수 30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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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1독서는 욥기에 등장하는 고통의 이야기, 2독서는 전교 때문에 당하게 된 바오로의 고통과 복음 역시

숱한 질병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치유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선포되는 연중 제5주일은 자연스럽게

우리의 시선을 생생한 고통의 현장으로 우리를 초대합니다. 고통의 문제 앞에 내가 아무리 피하려해도 분명히

고통은 내 인생에 반드시 찾아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압니다.


성서의 출발도 사실 ‘고통’에서 시작합니다. 왜 인간에게 고통이 존재하는가를 3000년 전에 물었던 사람들의

질문과 대답이 바로 성서입니다. 성서의 사람들에게 고통은 죄의 결과였습니다. 창세기의 시작을 보십시오.

따먹지 말라는 나무 열매를 따먹은 아담에게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먼저 남자에게 “너는 사는 동안 줄곧 고통 속에서 땅을 부쳐 먹으리라. 너는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때까지 얼굴에 땀을 흘려야 양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 하십니다. 여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는 임신하여  커다란 고통을 겪게 되리라. ” 하십니다.

우리 인간의 시작과 함께 고통이 존재했다는 말입니다. “죄의 결과인 고통”, 그래서 성서 시대의 사람들은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죄인’으로 보았습니다. 고통당하는 이유는 죄가 많아 그런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러나 여기에 반기를 든 인물이 바로 예수님입니다. 그는 죄인들과 상종하기만 해도 함께 부정 탄다고

근처에도 가지 않던 무리들 속에 그 홀로 죄인들과 병자들과 가난한 사람들만 찾아다닙니다. 그리고 이것이

사람들에게 기쁜 소식이 되었음을 전하는 것이 우리가 아는 복음입니다.


예수님은 병들었다고, 가난하다고 죄인 취급당하고, 여자라고, 세리라고, 배운 것 없다고 사람 취급 못 받던

그들을 얼싸안으셨습니다. 그리고 이들 또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에서 결코 제외되지 않았음을

선언하셨습니다. 그리고 성서에 참으로 많은 치유사화, 병고침의 기적 이야기가 등장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처럼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고쳐주신 것은 오직 하나,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그들에게

제외되지 않음을 드러내기 위함이요, 그렇게 살아도 살 맛 없던 인생들이 비로소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자

새로운 인생, 새로운 생명을 되찾게 되었음을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기적의 자리는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자꾸만 기적을 앞세우면, 우리는 용한 예수는 만날지 몰라도 십자가의 그리스도는 만날 수 없게 됩니다.

고통을 없애주시는 예수는 정작 자신의 고통 앞에서는 철저히 무력했던 그리스도는 청할 줄 모르게 됩니다.


사람들은 십자가를 바라보며 성공을 바라고 출세를 바라고 건강을 바랍니다. 이 얼마나 역설입니까?

아닙니다. 사람들이 예수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저 정신없이 그 고통을 없애는 일에만 골몰하는 사이 예수를

알아본 것은 마귀들이었습니다. 영의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여지없이 또 그 마을을

떠나십니다.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세상의 고통 앞에서 다릅니다. 세상은 고통을 피할 궁리만

합니다. 점을 보고 부적을 붙이고 굿판처럼 세상을 삽니다. 그래서 제 편한대로만 살고 싶어 합니다.

믿는 사람들은 다릅니다. 고통을 인정합니다. 받아들입니다. 이것 또한 내 모습이고, 이것 또한 하느님이 함께

하시는 얼굴입니다.
고통이 있을 때 나는 제대로 깨집니다. 내가 잘나 살던 나의 삶은 중단이 됩니다. 그 높던 내가 한 없이 낮게

되자, 비로소 하느님이 내 인생 안에서 높아집니다. 고통이 가르쳐주는 것은 그것입니다. 지금 이 시대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기적이 아니라 참된 그리스도가 필요합니다.


고통이 은총이라고 고백하는 소리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고통을 통하여 우리는 이겼고, 죽음을

통하여 우리는 생명을 얻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지금 겪고있는 이 시대에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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