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0일(부활 5주일) - 이영수 신부님

작성자 홈지기 작성일자 May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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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처음,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두 달이 넘도록 교회 문이 닫혀지고 세상이  멈춘

듯 하였습니다. 한 어린이는 일기장에 “방학이 길어지더니, 우리 엄마가 괴물이 되어간다고” 

했다지요. 세상이 요지경 속입니다. 아직도 미국 유럽 등 수 많은 지역에서는 성당문이 굳게 

닫혔는데 다행히도 한국에서는 며칠 전부터 성당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5월 4일자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현재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만5000명 정도인데, 이달 말이면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현재 매일 사망자 수는 1750명 수준인데 6월1일이면 3000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런 전대미문의 사태앞에 시대의 징표들을 생각해봅니다.

 

아프리카의 챠드의 시인 '무스타파 달랩'의 시 한 구절을 소개합니다.

“아무것도 아닌 ‘그 하찮은 것'에 의해 흔들리는 인류. 그리고 무너지는 사회..... 코로나 바이러스라

불리우는 작은 것이 지구를 뒤집고 있다. 보이지 않는 어떤 것인가가 나타나서는 자신의 법칙을

고집한다. 그것은 모든 것에 새로운 의문을 던지고 이미 안착된 규칙들을 다시 재배치한다. 

다르게.. 새롭게....

 

순식간에 우리는 매연, 공기오염이 줄었음을 깨닫게 되었고 시간이 갑자기 생겨 뭘 할지 모르는

정도가 되었다.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들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으며 일은 이제 더 이상 삶에서 우선이 아니고, 여행, 여가도

성공한 삶의 척도가 아님을 깨닫기 시작했다.

 

우리는 곧 침묵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기 시작했으며 '약함'과 '연대성'이란 단어의 가치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가난하거나 부자거나 모두 한 배에 타고 있음을.....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서는 우린 모두 똑같이 연약한 존재일 뿐이라는 것도.......

 

공포가 모든 사람을 사로잡았다 가난한 이들에게서부터 부유하고 힘있는 이들에게로..... 

공포는 자기 자리를 옮겼다. 우리에게 인류임을 자각시키고 우리의 휴머니즘을 일깨우며 화성에

가서 살고, 복제인간을 만들고 영원히 살기를 바라던 우리 인류에게 그 한계를 깨닫게 해주었다. 

하늘의 힘 앞에 맞서려 했던 인간의 지식 또한 덧없음을 깨닫게 해주었다. 단 며칠이면 충분했다. 

확신이 불확실로.. 힘이 연약함으로, 권력이 연대감과 협조로 변하는 데에는 인간은 그저 숨 하나, 

먼지일 뿐임을 깨닫는 것도......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의 가치는 무엇인가 ?

이 코로나 바이러스 앞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나? 섭리가 우리에게 드리울 때를 기다리면서

스스로를 직시하자. 이 전세계가 하나같이 직면한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서 우리의 휴머니티가

무엇인지 질문해보자.

 

여류 작가 Vivienne R Reich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인류에게 보내는 편지“도 요약해서 들어보십시다.

”지구는 속삭였지만 듣지 않았습니다. 지구는 말했지만 듣지 않았습니다. 지구는 비명을 질렀지만

당신은 무시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태어났습니다. 나는 당신을 처벌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깨우기 위해 태어났습니다. 당신은 여전히 지구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해양 동물은

물 속의 오염물질로 인해 죽어가고. 놀라운 속도로 녹는 빙하, 극심한 가뭄에도 불구하고. 지구가

얼마나 심하게 병들어가고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끝없는 전쟁. 멈추지 않는 탐욕. 당신은 그저 당신만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미움이 서로 간에 존재하든. 얼마나 많은 살해가 매일같이 발생하든. 지구가 당신에게 말하려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보다. 최신 iPhone을 얻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이제 내가 여기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세상을 그 길에서 멈추게 만들었습니다. 나는 당신의 안락한

일상을 빼앗았습니다. ​그리고 지금. 중국 대기의 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멈춰선 공장에서는 더 이상

오염물질로 대기를 더럽히지 않으므로 하늘은 맑고 푸릅니다.

인생에서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기 위해 당신은 더 많은 시간을 생각해야 합니다.

 

지구의 소리를 들으십시오. 당신의 영혼의 소리를 들으십시오. 지구 오염을 막으십시오. 분쟁을

멈추십시오. 물질적인 것들에 대한 관심을 멈추십시오. 그리고 이웃을 사랑하십시오. 지구와 모든

생물을 돌보십시오. 창조주를 믿기 시작하십시오. 다음에 더 강하게 돌아올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교황님은 이번 주말 5월16일부터 24일, 한주간을 <찬미받으소서 주간>으로 선포하면서 전세계

신자들에게 간곡히 당부하십니다.

“저는 다시금 긴급히 호소합니다. 생태위기에 응답하십시오. 지구의 울부짓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짓음이 계속되서는 안됩니다. 피조물을 돌보십시오. 이는 좋으신 창조주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이 말씀은 코로나로 신음하는 인류에게 주시는 경고의 말씀입니다.

 

오늘 주일에는 그런 두려움, 그런 막막함 앞에선 제자들을 우리는 만납니다. 오늘 복음에서 왜

제자들이 이토록 스승에게 매달리는지, 왜 자꾸 불안해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제자들 역시

하루아침에 사는 일이 막막해져버린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던 스승은 하루아침에

대역죄인이 되어 죽임을 당해버릴 것을 일러주십니다. 그스승에게 모든 것을 걸었던 그

제자들에게는 날벼락이었습니다.


그들은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꾸 길을 보여 달라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꾸 하느님을

직접 뵙게 해 달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제자들을 향해서 오늘 예수님께서 “나를 보았으면 아버지를

본 것이라고, 그러니 너희는 이것을 믿어라.”고 말씀하십니다. 신앙은 우리가 어디로 가야하고 어디로

가지 말아야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존재를 믿는 그 순간, 예수라는 존재는

그 자체로 그는 바로 내 인생의 길이 됩니다. 내가 보이지 않는 그분을 나의 주님이라고 고백하는

그 순간 예수라는 존재는 그 자체로 내 생명의 진리요, 길이요 빛이요 내 목숨의 해답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믿어야 합니다. 거기에 우리가 가야할 길이있고 알아할 진리가, 살아야 할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가르치십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향하여 기도하는 힘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이 얼마나 엄청난 위력을 지닌 채

한 사람의 인생을 뒤바꾸어 놓을 수 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제는 예수님은 세상의 어떠한

불행과 고통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참으로 나의 빛, 나의 진리, 나의 생명십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대단히 놀라운 말씀을 하십니다.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하느님의 아들도 채 못 다 하신 그

일을, 그가 한 것보다 더 큰 일도 그를 믿는 사람들이 참으로 하게 될 것이다 하십니다.

 

나의 생명, 나의 빛, 나의 길은 무엇입니까?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안에 나의 진짜 한 번 제대로

사랑하고 제대로 살아볼 길이, 바로 이미 내 안에, 바로 여기 있음을 고백하며 다시 감사하는 날이

되십시다. 우리가 가야하는 최종 목적지는 내 아버지의 집. 그곳에 마련된 영원한 거처가 곧 우리의

구원이요, 우리의 희망이며, 우리의 믿음 내용입니다.

 

우리가 다시 예수님을 주님으로 그리스도로 믿고 산다는 일이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이었다고 다시

고백하고 싶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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