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 유순함 - 윤주현 베네딕도 신부님(가르멜 수도회)

작성자 홈지기 작성일자 Mar 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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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달생편에는 목계지덕(木鷄之德)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옛날 중국의 어느 왕이 투계(닭싸움)를 몹시 좋아해서 뛰어난 싸움닭을 가지고 기성자란 당시 최고의 투계

사육사를 찾아가서 그 닭을 최고의 싸움닭으로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열흘이 지난 뒤 왕이

기성자에게 이렇게 물었다.

"닭이 충분히 싸울 만한가?"

기성자가 대답했다.

"아닙니다. 아직 멀었습니다. 닭이 강하긴 하나 교만해서 아직 자신이 최고인 줄 알고있습니다."

열흘 뒤 왕이 또다시 물었을 때 기성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직 멀었습니다. 교만함은 버렸지만 상대방의 소리와 그림자에도 너무 쉽게 반응합니다. 태산처럼

움직이지 않는 진중함이 있어야 최고라 할 수 있습니다."

열흘 뒤 왕이 다시묻자 그는 또 이렇게 대답했다.

"아직 멀었습니다. 조급함은 버렸으나 상대방을 노려보는 눈초리가 너무 공격적입니다.그 공격적인

눈초리를 버려야합니다."

또 열흘이 지난 뒤 왕이 다시묻자 그제야 기성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이제 된 것 같습니다. 상대방이 소리를 질러도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완전히 마음의 평정을

찾았습니다. 나무와 같은 목계(木鷄)가 되었습니다. 닭의 덕이 완전해졌기에 이제 다른 닭들은 그 모습만

봐도 도망갈 것입니다."

 

목계처럼 완전히 감정을 제어할 줄 아는 사람의 능력을 목계지덕(木鷄之德)을 가졌다고 한다. 장자가 이

고사에서 말하고자 하는 최고의 투계, 즉 싸움닭은 목계이다. 목계는 나무로 만든 닭이라는 뜻이다. 목계가

되려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이  있어야한다. 

 

첫째, 자신이 제일이라는 교만함을 버려야 한다. 이는 자신이 최고라고 으스대는 사람이 배워야하는

덕목이다.

둘째, 남의 소리와 위협에 쉽게 반응하지 않아야 한다.  누가 뭐라고 하면 쉽게 반응하고 화를 내는 사람이

배워야하는 덕목이다.

셋째, 상대방에 대한 공격적인 눈초리를 버려야한다. 누구든 싸우고 경쟁하려고 하는 사람이 배워야하는

덕목이다.

 

여기서 말하는 목계는 인간으로 말하자면 완전한 자아의 성취와 평정심을 이룬 사람의 모습이다. 완덕에

이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광채와 능력을 상대방에게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그

빛은 더욱 빛나게 된다. 또한 나무로 만든 닭처럼 평정을 유지할 수 있기에 남들이 쉽게 도발하지도

못한다. 장자가 말하는 목계지덕이란 '겸손, 유순함'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 겸덕은 오랜 역사를 통해 많은

영성가들이 성성에 이른 확실한 표지 가운데 하나로 꼽은 근본적인 덕이다.

 

성녀 데레사가 초대하는 기도 여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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