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만나는 수도원 풍경

에콰도르 소식 4

나팔꽃2020.06.19 02:18조회 수 72추천 수 1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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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위한 사랑의 여성

 

사랑하는 수녀님들과 여러분께 에콰도르 소식을 전합니다.

아직 어려운 시기에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시는지요?

저희들은 수녀님들과 여러분들의 기도와 염려 덕분에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이곳은 우기가 지나가고 건기에 접어들면서

아침 저녁으로 조금 쌀쌀해졌습니다.

 

에콰도르 정부는 지난 54일부터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건강 비상 사태를 선포하고

신호등 체계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각 지방 자치 단체장인 시장과 군수가 지역 상황을 고려해

신호등 색(빨강색, 노랑색, 초록색)중 하나를 결정하고 시정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지요.

 

618일 현재 에콰도르는 122곳이 빨강색, 97곳이 노랑색, 2곳이 초록색입니다.

우리가 사는 베드로까르보와 인근에 있는 대도시 과야낄과 수도 키토는 5월 동안 위험 상황이었던 빨강색에서 61일자로 조금 덜 위험한 상태를 상징하는 노랑색으로 바뀌었습니다. 그에 따라

우리 지역은 통행 금지 시간이 오후 4시에서 밤 9시로 바뀌어 외부 활동 가능 시간이 늘어났고, 차량도 5부제에서 2부제로 변경되었습니다. 대도시로 나가는 대중교통은 없지만 인근 지역을 오고 가는 시내버스가 다니기 시작해 지역간 소통이 조금 더 자유롭게 되었고 자동차도 격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도로변에 자리잡은 수녀원은 다시 소음으로 가득하게 되었답니다.^^)

어제 베드로까르보에서 확진자 10명이 추가되었다고 들었는데, 우리지역 신호체계가 빨강색에서 노랑색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위험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은 코로나 이전과 다름이 없어 보입니다. 우리 마음도 경직되어 있었는데 요즈음 조금 느슨해진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키토는 6월 첫 주 노랑색으로 바뀌어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바람에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했답니다. 다시 빨강색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오늘 키토 시장은 심각한 경제 상황 때문에 돌아갈 수 없다고 한 상태입니다. 아마 많은 지역이 키토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은 주일만 쉬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를 합니다. 병원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에게 손소독과 신발 소독을 하게 하고 제한된 인원만 들어오게 하여 혼잡을 피하고

있습니다공부방은 여전히 시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는 지난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학생들을 위한 교사들의 동영상 강의가 시작되었고

행정 직원들은 주 3회 오전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은 학습을 하는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경제, 문화적인 이유로 인터넷 상황이 원활하지 않을뿐더러 집에 노트북이나 컴퓨터가

거의 없고 휴대폰이 없는 집도 있고, 시골이라 통신 신호가 잡히지 않은 곳도 있어서 동영상 강의를

시청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교사가 준비한 자료를 학교에 두면 부모들이 학교를 방문해 자료를 가져가 공부를 시키는 방법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에콰도르의 전체적인 문제 중 하나가 학생들의 학습 가능셩 여부인 것 같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처한 상황이 에콰도르의 다른 아이들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요. 키토나 과야낄과

같은 대도시는 다를지 모르겠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해고 노동자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집집 마다 먹을 것이

많지 않습니다. 다행히 곳곳에서 조금씩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고 성당(교회)이나 선익을 위한

단체, 지방자치 등에서 먹을거리를 준비해 트럭에 싣고 오지 등을 다니며 식자재를 나눠 주고

있습니다. 우리도 지난주에 우리 학생 집 다섯 곳을 방문해 문구류와 식자재, 우리가 만든 마스크를

전달하고 왔답니다. 다행히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더군요. 정상 등교 전까지 지속해서 학생들 집을 번갈아가며 방문할 예정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수녀원에 머물면서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민옥남 수녀님은

용감하게 매일 병원으로 출근하고요. 조미아 수녀님은 학교 행정 직원들과 함께 주 3일 오전

근무를 하고 집에서 틈틈이 마스크를 만들고 숙주를 키우며 지내고 있습니다. 박순례 수녀님은

우리에게 수도복 모자를 1인당 두 개씩이나 만들어 주었답니다. 지금은 공부방 아이들을 위한

마스크를 만들고 있어요. 이숙자 수녀님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민옥남 수녀님과 우리를 도우며

지내다 잠시 키토 분원에 다니러 갔습니다. 박인영 수녀님은 아이들을 위한 교과서 작업을 끝내고

지금은 교사들이 보내온 학습 동영상을 학교 페이스북에 올리고, 학교 도서관 도서 청구기호

재작업을 하고 있답니다.

과야길 교구 주교님께서 아직 본당 미사를 허용하지 않아 수녀원에서 영상 미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저희들은 날마다 지역을 위해서, 수도회를 위해서, 은인들을 위해서 인류를 위해서

열심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또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 상황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십사고 주님께 청하고 있습니다.

저희 일상을 담은 사진을 몇 장 올립니다.

늘 격려해 주시고 기도로 함께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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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하트와 가시 그리고 성모성심! (by 홈지기) 영상 - 땅과 감자, 지렁이와 우리 수녀님! (by 홈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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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2020.6.19 15:26 댓글추천 0
    예수 성심 대축일에 수녀님들과 그곳에 계신 분들을 기억하며 기도합니다.
    코로나 상황에도 현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고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계신
    수녀님들의 나눔의 삶에 감사드리며 기도와 사랑을 전합니다.
  • 2020.6.29 11:51 댓글추천 0
    사랑하는 수녀님들!
    각자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행복하게 잘 지내세요.
    기도안에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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