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홈지기2013.04.16 14:34조회 수 342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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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부활 성야 미사

본원미사 강론. 이영수 신부님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는 요한복음서의 말씀을 기억하면서, 우리는 어두운 밤에 촛불을 맑혀 들고 부활하신 그리스도 우리의 빛이심을 고백합니다.

예루살렘 입성 때 군중들의 환호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는 성 주간을 시작했습니다. 성목요일에는 우리들의 발을 씻어주며, 마지막 만찬을 들면서 사랑의 유언을 들었고, 어제 성 금요일에는 “십자가에 못 박으라!”는 외침을 들으며, 그분이 버림받음을 보았습니다. 결국 그분은 자신의 머리를 떨구셨고, 그분의 심장은 창에 찔리어 물과 피를 쏟고 운명하셨습니다. 그분은 우리의 희망이 아니었던가요? 그분과 함께 모든 선과 정의와 사랑이 사라져 버린 듯하였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판결은 죽음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이었습니다. 낡은 세상은 끝나고 새 세상이 시작된 것입니다.

공생활 중에 사람들은 끊임없이 증거와 표징을 요구했었지요. 그러나 예수님은 언젠가 놀라운 증거와 표징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모든 인류에게 격려와 희망의 표징. 불멸하는 영원한 생명의 표지, 악을 이기는 선의 표지, 완전한 실패에서 솟아나오는 성공의 표지가 되었습니다. 그분의 사랑의 삶이 옮았습니다.

어두움은 가고 새벽이 오기 마련입니다. 고통에 지친 사람들에게 밤은 끝없이 긴 것처럼 여겨지고 새벽은 올 기미가 보이지 않지만, 밝아오는 새벽을 누가 막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신 주님은 밝아오는 찬란한 새벽을 여셨습니다. 내가 세상을 이겼다! 그분은 살아계시고 다스리십니다.

사실은 우리가 부활을 믿는다는 것은 이 세상에 보이는 것들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믿는 일입니다. 부활 신앙은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지만, 또 하나의 현실이 있다는 것을 믿는 일입니다. 부활신앙을 갖는 말은 희생, 봉사, 나눔, 투신, 섬김, 기도가 가치 있고 우리의 삶을 보람 있고 의미 있고 가치 있게 하며, 풍요로운 삶이라는 것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보이는 것들에 치이고 밀려 끊임없이 절망하고 포기하는 그 죽을 맛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믿는 일입니다.

그래서 부활 신앙은 우리에게 살맛에 관하여 다시금 깨우치게 합니다. 이 부활신앙이 있기에 우리는 이 세상을 보다 기쁘게 살아야할 이유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오늘 이 날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춤들을 추자고 노래합니다.

그러므로 부활신앙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 만드는 빛입니다. 그래서 오늘 밤에 빛의 축제를 했습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의 목숨의 끝이 절망이나 실패로 끝나지 아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뻐할 수 있는 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긍정할 수 있는 생명력에 관하여 오늘 부활은 선포합니다.

더 기쁘게 사십시다. 이 눈에 보이는 세상이 전부인 것처럼 나를 휘몰아치더라도 우리 모두는 빈 무덤 앞에서 다시 힘을 내고 다시 정신을 차립니다. 그분께서 우리의 부활을 보증하셨고, 수많은 신앙의 선배들이 증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보이는 것을 넘어 보이지 않는 것의 위력을 깨우치십니다.

예수의 부활신앙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곰곰이 다져보십시다.

첫째, 예수의 부활은 하느님께 때한 예수님의 그 가르침, 바로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그 사실을 우리에게 확실히 보여 줍니다. 이제 예수님이 말했던 아버지 안에 우리가 그분의 자녀들이고, 우리가 한 형제 되었음을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에게 확인해줍니다.

둘째, 예수의 부활은 예수님의 십자가는 부활과 새 생명을 가져오는 하느님의 능력이요 지혜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우리의 구세주이시고 주님이심을 우리에게 확신시켜줍니다.

셋째, 예수의 부활은 모든 인간의 생활과 인류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주면서 세상의 가치관과 인간의 생각을 변화시켜줍니다.

이제는 죽는 것은 사는 것이고 버리고 바치고 비우고 내어주는 것은 채워주고 완성시켜주고 모든 것을 얻는 것이 됩니다.

넷째는 예수의 부활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합니다. 그러므로 이제 죽음은 끝이 아니라 영원한 삶의 시작이 됩니다. 우리에게 영원에 대한 희망을 보증해줍니다.

예주님의 부활은 세상의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을 주었습니다. 삶과 죽음의 문제뿐만 아니라 온갖 선과 악에 대한 문제에 있어서도 그분은 명쾌한 해답을 주셨습니다. 세상은 진정 죽음으로 끝장이 아니었습니다. 악한 사람이 아무리 잘 먹고 세도부리며 떵떵거린다고 해서 절대로 부러워할 것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죽음 저편에는 다른 세계가 분명히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이제 죽음의 공포에서 해방되었고 영원한 삶의 길이 열린 것입니다.

한마디로 예수님의 부활은 예수님의 삶과 가르침이 옳았음을 우리에게 확인시켜 준 날입니다. 남을 위한 죽음이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것을, 예수님이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조건 없이 용서하고, 사랑한다는 것이, 속이 텅 빈 종교의식을 거부하고 하느님께 대한 진정한 예배의 삶은 가장 보잘 것 없는 형제 하나를 위해서 자기 자신을 바치는 것이라고 하는 가르침이 이제 옳았습니다.

용서는 자신을 주는 것이며 미움이나 복수보다도 더욱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는 확신에서 그분의 삶은 옳았습니다. 인간을 갈라놓는 온갖 기준, 신분, 온갖 차별 독선을 절대 배척했던 그분의 가르침이 옳았음을 우리에게 증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십자가를 통해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시는 신앙이 절대로 옳다는 것을 우리에게 확신 시켜주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부활은 우리 신앙의 핵심입니다. 사도 바오로의 말씀대로 부활이 없다면 우리의 신앙은 헛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서 마련한 위대한 이 파스카의 역사, 증오와 분열과 전쟁에서 사랑과 화해와 일치와 평화로 부활하는 파스카의 역사를 마련해 주실 하느님께 진정으로 감사를 드리는 날이 되십시다.

오늘, 예수님은 여러분 안에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부활하신 예수님 안에 부활하였습니다.

오늘 부활 대축일을 맞아 그리스도께서 주신 이 빛이 온 누리의 모든 이들과 우리 겨레에게, 특별히 희망을 잃고 어려움 속에 있는 우리의 형제에게 골고루 비치기를 거듭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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