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시,
당신께서 처음 부르셨던 그 바닷가에 섭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신을 따르라는 맣씀을 듣던....
삶의 고비마다
당신의 사랑에 응답하기 위해
얼마나 자주 이 바닷가에 왔었는지,
내 손에 쥐어진 것이 허무의 바람임을
내 눈에 보이는 것이 한낱 신기루임을
뒤돌아보면 모든 것이 소금기둥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
얼마나 번번이 이 바닷가를 찾았는지
사랑의 주님,
당신은 아십니다.
모든 것이 쓰레기로 보일 만큼
모든 것이 허깨비로 여겨질 만큼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버릴 수 있을 만큼
당신께 온 넋을 빼앗겼던 그 순간,
당신에게 홀려
오직 당신만으로 충분했던 그 황홀한 기억,
아니,
내 존재를 통째로 들여다 볼 수 있을 만큼 투명한
그 눈길을 확인하기 위해
제가 몇 번이나 이 바닷가에 섰는지를
당신은 잘 알고 계십니다.
오늘
다시
네 그물을 버리고 내 그물을 치라던
당신의 말씀을 아프게 새깁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는
당신의 부르심을 깊이 깊이 알아듣습니다.
너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는
당신의 약속을 뼈 마디마디에 간직합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나와 함께 하시는 나의 주님!
(2002년 9월 5일)
+나의 하느님은 하느님
아주 오래 전에 쓴 시를 올립니다. 이 시를 쓸 때의 깨달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갈릴레아로 오라고 하신 이유를
다시금 떠올리면서 제 수도여정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는 아마 죽을 때까지
예수님을 처음 만났던 곳, 그리고 죽음을 겪은 후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그 여정을 계속하겠지요.
요즘 만 20년만에 강진으로 돌아와 자주 찾는 곳이 생겼습니다.
성요셉 상호문화고등학교에서 자전거로 10분만 가면 되는 강진만 생태공원인데
데크로 만든 길이 갈대숲 사이에 나있어 혼자 조용히 산책과 묵상을 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입니다.
이곳을 방문한 지인들이 순천만보다 훨씬 좋다고 합니다.
어제는 그곳에 가서 예수님의 부르심을 다시금 새기면서 뻘 밭에 홀로 있는 새의 모습이 제 모습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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